TL;DR
- WIS 2026에서 AI는 챗봇, Agent, 피지컬 AI, AICC, GPU 인프라, 개발·운영 플랫폼까지 넓은 범위로 전시되었다.
- 핵심은 AI 자체보다 고객 채널, 업무 프로세스, 운영 구조 안에서 AI가 어떤 역할을 맡는가였다.
AI 제품화는 서비스 통합에서 갈린다

2026년 4월 23일, 코엑스에서 열린 WIS World IT Show를 다녀왔다. 최근 화두에서 알 수 있듯 전시장 전체에서 가장 많이 보인 키워드는 AI였다. 챗봇이나 모델 데모뿐 아니라 피지컬 AI, 업무용 Agent, AICC, GPU 인프라, AI 개발·운영 플랫폼까지 함께 전시되고 있었다.
다만 인상적이었던 건 각 부스가 AI를 독립 기술로 설명하기보다 제품·업무·인프라의 일부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메신저, 회의록, 콜센터, 차량, 기업 업무 시스템, AI 개발·운영 플랫폼, GPU 인프라가 주요 연결 대상이었다. 전시장에서 반복해서 보인 질문은 “AI로 무엇을 새로 보여줄 것인가”보다 “어디에 연결하고, 어떤 일을 줄이며,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였다.
전체 인상
AI Agent라는 표현은 여러 부스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실제 데모는 완전히 자율적으로 목표를 세우고 실행하는 에이전트라기보다, 기존 업무 소프트웨어나 서비스 흐름 안에서 특정 작업을 자동화·추천하는 형태로 구현된 경우가 많았다.
이는 부정적인 의미 보단, 기업 시장에서 AI가 어디까지 제품화되고 있는지 보여준다. 지금 당장 고객이 돈을 내는 지점은 범용 지능 그 자체가 아니라, 회의록 정리, 상담 보조, 차량 상황 추천, 기업 지식 연동, GPU 자원 제공처럼 구체적인 문제를 줄이는 기능이다.
카카오: 메신저와 생활 서비스 안의 AI

카카오는 시간대별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일상에 녹아든 AI를 보여줬다. Kanana 요약하기는 누적된 대화와 놓친 통화 내용을 요약하고, Kanana 브리핑은 아침에 일정과 할 일을 먼저 챙겨주는 방식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AI가 별도 앱으로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카카오가 이미 가진 메신저와 생활 서비스 접점 안에서 AI가 동작한다. 대화 맥락을 읽고, 필요한 순간에 먼저 말을 걸고, 추천과 안내를 연결하는 식이다.
모델 전략도 현실적이었다. 자체 언어·멀티모달·비주얼 생성·음성·가드레일 모델을 보유하면서도, 상용 ChatGPT를 함께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구성을 취하고 있었다. 자체 모델만으로 닫힌 생태계를 만들기보다, 서비스 품질과 비용, 기능 범위를 기준으로 모델을 조합하는 방식이었다.
롯데이노베이트: Aimember를 제품군으로 묶는 전략

롯데이노베이트는 Aimember를 하나의 제품군으로 제시했다. 단일 업무 도우미를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업무용 에이전트, 에이전트 플로우 설계, 피지컬 AI, 개발·운영 플랫폼을 함께 묶어 기업용 AI 도입 체계로 설명했다.
Aimember Work는 비즈니스 맞춤형 AI 에이전트다. Work 4.0에서는 심층 보고서 생성, Vision Studio 기반 영상 콘텐츠 제작, 결과물을 바로 확인하는 Canvas, 복수 에이전트가 협업하는 Custom MAS를 강조했다.
Aimember Onflow는 노코드로 MCP, Vector Store, API를 조립해 AI 에이전트 플로우를 설계·최적화하는 도구다.
Aimember Robo는 대화하고 행동하는 휴머노이드형 피지컬 AI 플랫폼으로 소개되었다. 데모에서는 과자 진열대를 인식한 비전 결과, 자연어 질의응답, 로봇 상태 모니터링이 한 화면에 묶여 있었다. 피지컬 AI를 로봇 하드웨어 자체보다 운영 가능한 서비스 화면으로 제시한 점이 눈에 띄었다.
Aimember Launcher는 AI 서비스 개발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운영 플랫폼이고, Aimember Dev는 AI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을 지원하는 통합 개발 플랫폼이다.
이 구성에서 눈에 띈 건 AI 기능을 개별 서비스로만 두지 않고, 설계·실행·운영·개발을 하나의 라인업으로 묶었다는 점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모델 후보보다 업무 적용, 구축 방식, 운영 체계가 더 직접적인 문제가 된다.
삼성SDS: 기업 업무로 들어간 Agent

부스에서는 송덕삼 캐릭터를 전면에 세웠지만, 삼성SDS의 실제 메시지는 기업 업무에 AI Agent를 연결하는 방향이 뚜렷했다. 가상고객 리서치 Agent는 리서치 목적에 맞는 가상 고객을 생성해 인터뷰, 설문, 토론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필수 키워드, 연봉 등 여러 설정값을 통해 페르소나를 만들 수 있었다.
이 기능은 흥미롭지만 질문도 남는다. 개인적으로는 가상 고객이 실제 고객을 얼마나 대표하는지, 생성된 페르소나가 특정 편향을 강화하지 않는지가 핵심이라고 본다. 최근 공개된 Nemotron-Personas-Korea처럼 공식 통계에 기반한 100만 레코드 규모의 한국어 합성 페르소나 데이터셋을 활용하면 풍부한 시나리오를 만들 수는 있다. 다만 합성 페르소나는 실제 고객 반응을 관측한 데이터가 아니므로, 리서치 결과로 쓰려면 목표 고객군에 대한 대표성, 교차 속성 편향, 생성 모델이 만든 서술 편향을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
FabriX는 사내외 지식과 시스템을 연계해 맞춤형 AI Agent를 만드는 기업용 플랫폼으로 소개되었다. Brity Works는 기업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AI 협업 솔루션으로 제시되었다. 삼성SDS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AI를 단일 챗봇이 아니라 기업 내부 시스템과 연결되는 업무 플랫폼으로 팔겠다는 것이다.
SKT: 회의와 차량으로 확장한 A.dot



SKT는 A.dot을 회의와 차량 사용 맥락으로 확장해 보여줬다. A.dot Note는 클로바노트와 유사한 회의록 요약 시스템이지만, 여러 노트 템플릿과 실시간 음성 인식을 강조했다.
A.auto는 운전용 Voice AI Assistant다. 운전자의 주행 패턴과 차량 상태를 포함한 맥락을 바탕으로 능동적으로 제안하는 구조를 지향한다. 이 영역에서는 SKT가 가진 티맵 같은 자체 서비스가 강점이 된다. 차량, 내비게이션, 음성 인터페이스가 연결되면 AI는 단순 답변기가 아니라 이동 상황에서의 보조 기능이 된다.
KT: 인프라와 서비스를 함께 묶는 전략

KT는 모델, GPU 인프라, AICC를 함께 제시했다. K Intelligence Studio는 생성형 AI 도입 과정을 간소화하는 All-in-One 플랫폼으로 소개되었고, 공공·금융·제조 등 섹터별 에이전트 템플릿을 확보하고 있었다.
K GPUaaS는 GPU 자원과 AI 학습 환경을 제공하는 플랫폼이고, 믿;음 K 2.5 Pro는 자체 LLM이다. 여기에 Agentic AICC까지 함께 제시하면서, KT는 인프라부터 서비스 적용처까지 묶는 Full-stack AI 사업자로 포지셔닝했다.
통신사 입장에서 AI는 모델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데이터센터, GPU, 네트워크, 기업 고객, 콜센터, 보안 요구를 함께 묶어야 사업이 된다. KT 부스는 이 전략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줬다.
LG유플러스: 모델 조합과 전용 인프라

LG유플러스도 비슷하게 하이브리드 전략을 보여줬다. Agentic AICC는 LG AI Research의 EXAONE 모델과 OpenAI를 함께 구성하는 방식이었다. ixiO는 Google Gemini 기반 서비스로 소개되었다.
Sovereign AI Appliance는 LG U+, LG AI Research, FURIOSA 조합으로 제시되었다. 이 방향은 외부 클라우드 사용이 부담스러운 고객에게 전용 인프라와 자체 모델 서빙을 제공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실제 운영에서는 모델 업데이트, 비용, 성능, 보안 요건을 어떻게 균형 잡는지가 중요해진다.
공통 패턴
첫째, 자체 모델과 상용 모델을 섞는 하이브리드 전략이 기본값이 되고 있다. 자체 모델은 통제력과 차별화에 필요하지만, 실제 서비스에서는 OpenAI, Gemini 같은 상용 모델을 함께 쓰는 편이 현실적이다.
둘째, AI 제품의 차별점은 기존 시스템과 연결되는 방식에서 갈린다. 메신저, 콜센터, 차량, 기업 지식, 협업툴처럼 이미 사용자가 머무는 업무 환경에 연결되어야 하며, 기업용 AI는 설계·실행·운영 도구까지 함께 제공될 때 도입 가능성이 높아진다.
셋째, 통신사는 AI를 모델 단품으로 팔기보다 인프라와 서비스 적용처를 묶어 제시한다. GPUaaS, 데이터센터, AICC, 자체 모델이 함께 등장하는 이유다.
넷째, Agent라는 말은 제품마다 구현 범위가 달랐다. 실제로는 자율적 문제 해결 시스템이라기보다, 특정 업무를 자동화하거나 추천하는 기능을 Agent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았다.
마무리
이번 WIS에서 AI는 연구 주제보다 도입 가능한 제품으로 전시되고 있었다. 중요한 것은 서비스 안에서 어떤 일을 줄이고, 어떤 업무 환경에서 쓰이며, 어떤 인프라와 운영 체계를 갖추는가였다.
결국 AI 제품화는 기술을 보여주는 일에서 끝나지 않는다. 제품, 업무, 인프라, 운영 체계까지 이어질 때 실제 도입 가능한 형태가 된다.

Discussion
Comments
댓글은 승인 후 공개됩니다.